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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나인 퍼즐 1, 2화 솔직 후기

by 제트U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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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1일,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드라마 <나인퍼즐>은 장르물에 익숙한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낯설 만큼 구조적이고 실험적인 형태를 취한다. 총 11부작 중 첫 공개된 1,2화는 단순한 도입부를 넘어, 이후 전개될 서사의 윤곽을 미묘하게 암시하며 강력한 서스펜스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단서는 흩어져 있으나, 그 배열은 철저히 의도된 듯 정교하다. 이 글에서는 1,2화의 구체적인 전개 방식과 미학적 구성에 집중하여 분석해보고자 한다.

 

< 나인퍼즐 (Nine Puzzles) 1,2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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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퍼즐> 공식 포스터

공개 플랫폼: 디즈니플러스https://www.disneyplus.com/
총 편수: 11부작
감독: 윤종빈 (대표작: <군도>, <공작>)
각본: 이은미 (대표작: <방법>, <부활>)
출연: 김다미, 손석구, 김성균, 현봉식 외

 

<나인 퍼즐 1, 2화> 줄거리 요약 – 기억의 결락과 살인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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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 윤이나 역

1화는 10년 전 한 살인사건을 통해 이야기의 중심인물인 윤이나(김다미)의 과거를 제시한다. 삼촌이 살해된 현장에서 피를 뒤집어쓴 채 발견된 소녀. 유일한 증거는 단 하나의 퍼즐 조각, 그리고 완전히 상실된 기억이다. 이후 2화에서는 현재 시점으로 전환되어, 윤이나가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프로파일러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단서는 10년 전 그날과 너무도 닮아 있다. 이야기의 본격적인 첫 단서이자,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이중 서사의 실마리가 2화 말미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1화에서는 감각적으로 편집된 플래시백과 느린 호흡의 롱테이크가 공존하면서, 윤이나의 내면에 깊숙이 침잠한 트라우마를 시청자에게 체감적으로 전달한다. 반면 2화는 장르적 템포를 강화하며 형사 김한샘(손석구)과의 관계 설정, 조직 내부의 갈등 등 사회적 맥락을 확장한다. 두 화가 각기 다른 리듬과 기능을 지니되,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방향으로 긴장을 몰고 가는 방식이다.

 

<나인 퍼즐 1, 2화> 캐릭터 분석 – 균열과 대립의 감정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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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퍼즐> 스틸컷

다미 / 윤이나 역 윤이나는 흔히 말하는 ‘냉정한 여성형 캐릭터’를 답습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억제한 채 살아남은 인물로서, 인간으로서의 복잡한 주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김다미는 호흡을 통해 인물의 서사적 응축을 이끌며, 감정이 아니라 결핍으로 말하는 방식으로 극의 중심을 이끈다. 특히 1화 후반, 사건 현장을 떠올리며 보이는 미세한 표정 변화는 ‘기억의 불안정성’을 시각화하는 탁월한 장면이다.

손석구 / 김한샘 역 형사 김한은 외면적으로는 전형적인 강력계 베테랑이지만, 윤이나와 얽힌 과거로 인해 어느 순간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게 되는 이중적 인물이다. 손석구는 직설적 대사보다는 숨겨진 동기로 캐릭터를 구축하며, 침묵 속에서도 말이 되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2화 후반부, 사건을 둘러싼 내부 브리핑 장면에서 드러나는 불신과 불쾌감의 결은 매우 섬세하다.

 

<나인 퍼즐 1, 2화> 연출과 미장센 – 정지된 감정, 흐르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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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 김한샘 역/ 현봉식, 최산 역

윤종빈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특히 리듬감과 거리감을 조율하는 데 탁월한 균형을 보여준다. 시점의 선택이 극의 몰입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관객은 언제나 인물보다 한 발 느린 위치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이는 '정답'을 알기보다 '조립'해 나가는 쾌감을 설계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공간 연출 또한 주목할 만하다. 1화에 등장하는 사건 현장은 빛과 어둠이 극단적으로 분절되어 있으며, 각도 높은 조명은 심리적 고립감을 부각시킨다. 반면 2화에서는 사무실과 법의학 부검실 등 ‘현실적’ 공간들이 다수 등장하지만, 여전히 등장인물은 그 속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서사 구조 –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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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는 각각 다른 방식의 정보를 던진다. 1화는 ‘무엇이 있었는가’를 직면하게 하고, 2화는 ‘지금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병렬적으로 배치한다. 두 화의 서사적 연결고리는 ‘퍼즐 조각’이라는 형식적 장치이며, 이는 단순한 증거물이 아니라 기억, 죄책감, 망각이라는 정서적 은유로 작용한다.

또한 드라마는 서사 구조의 전개보다 정서적 파편의 연결에 집중한다. 시청자는 사건의 논리보다 감정의 흐름에 따라 단서를 재배열하게 되며, 이로써 일반적인 ‘추리물’과는 결을 달리하는 몰입을 유도한다.

 

<나인 퍼즐 1, 2화>감상 및 총평 – 스릴러 장르의 정서적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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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퍼즐> 1~2화는 단지 사건의 출발점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진실을 찾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진실을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윤이나는 기억을 찾으려 하기보다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김한샘은 타인의 서사를 해체하려다 자신조차 파열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흔한 장르 문법을 따르면서도 그 문법의 정서적 해석 방식을 재구성한다. 단서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의 누적, 트라우마의 표면화, 기억의 해석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나인퍼즐>은 한국형 심리 스릴러의 한 경지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 출처: 디즈니플러스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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