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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리뷰/드라마

넷플릭스 <카브리올레> 후기 리뷰

by 제트U 2025. 2. 18.

현대 사회에서 번아웃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직장,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지친 우리는 때때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고 싶어진다. 조광진 감독의 <카브리올레>는 바로 그 충동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영화다. 오픈카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여정 속에서, 삶의 무게와 자유 사이의 긴장을 풀어헤치는 이야기. 그저 유쾌한 로드무비로 머물지 않고, 우리 시대의 불안을 성찰하는 깊이 있는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

 

 

<카브리올레>

 

영화-카브리올레-공식-포스터
<카브리올레> 공식 포스터

감독: 조광진
출연: 금새록, 강영석, 류경수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14분

 

<카브리올레> 줄거리 - 삶의 끝자락에서 떠나는 여정


영화-카브리올레-금새록-스틸컷영화-카브리올레-금새록-스틸컷
금새록, 오지아 역

광고 회사에서 성공을 위해 달려온 오지아(금새록 분)는 갑작스러운 암 선고를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절친한 친구마저 세상을 떠나며, 그녀는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허무해진다. 결국, 퇴직금을 털어 오픈카 ‘카브리올레’를 사고, 과거 연인이었던 기석(강영석 분)과 함께 무작정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여행길에서 이병재(류경수 분)를 만나며 점점 더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먹먹하게 펼쳐지는 이 여정 속에서, 관객들은 삶의 의미와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묻게 된다.

 

 

연출과 서사 구조 - 탈출과 대면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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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브리올레> 스틸컷

조광진 감독의 연출 방식은 웹툰과 드라마에서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영화적 문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특히, 주인공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전형적인 ‘도망’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여행이란 도망이 아닌 ‘대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카브리올레>는 단순한 탈출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가 진정으로 마주해야 할 것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카브리올레’라는 자동차의 역할이다. 오픈카는 시각적으로 자유로움을 극대화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노출된 상태이기에 보호받지 못한다. 이는 오지아의 심리적 상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녀는 온전히 열린 상태에서 바람을 맞으며, 자신이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현실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연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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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지, 안나 역/ 강영석, 정기역

금새록은 이 작품에서 단순한 청춘 로드무비의 주인공을 넘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인물을 깊이 있게 표현한다. 그녀의 연기는 가볍지도,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다. 때로는 유쾌한 일탈을 즐기다가도, 불현듯 다가오는 공허감과 두려움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병재(류경수 분)와의 대화 장면에서는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류경수 또한 ‘이태원 클라쓰’에서와는 또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준다. 그의 캐릭터는 여행 중반부에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서사의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카브리올레>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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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브리올레> 스틸컷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이 탄탄하고 메시지가 분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반부의 전개가 다소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다. 여행이라는 소재 특성상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지만, 몇몇 장면들은 다소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오지아와 기석의 관계가 여행 내내 명확한 변화를 겪지 않는 점은 조금 더 서사적 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마치며 -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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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수, 이병재 역

<카브리올레>는 단순한 로드무비가 아니다. 번아웃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다. 여행이 끝났을 때, 오지아가 발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유’가 아니라 ‘수용’이다. 그녀가 마주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영화의 결말은 희망적이거나 씁쓸하게 다가올 수 있다.

조광진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서, <카브리올레>는 충분히 인상적인 데뷔작이라 할 수 있다. 완벽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는 분명히 관객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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